인터뷰 박스

김명환

퍼스트무버 2022. 1. 5. 22:04

남의 글을 통해 작문 능력을 키우는 방법으로는 흔히 많이 읽는 것을 꼽습니다. 소리내어 낭독을 하는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이런 건 기본입니다. 저는 여기에 더하여 한 가지 또 다른 방법을 권합니다. 좋은 글을 베껴 써 보는 것입니다. 마치 내 글을 쓰는 것처럼 흉내를 내 보십시오.

베껴 쓰다 보면 설명만으로는 배우기 어려운 글 쓰기의 비밀스런 묘수들도 어느 틈에 깨닫게 될 수 있습니다. 

딱히 꼽기 어려우면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명문들을 대상으로 삼아도 좋습니다. 김소월, 윤동주,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등의 시(詩)나, 홍명희의 대하소설 ‘임꺽정’, 황순원의 ‘소나기’로부터 이문열, 황석영, 박경리, 박완서, 최명희 등의 소설까지 정평있는 문학 작품들은 많은 전문가들이 베껴써 볼 만한 글로 꼽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너무 오래된 글보다는 동시대의 한국어 문장 감각이 살아있는 최근 작품들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자전거 여행’ 같은 소설가 김훈의 에세이들이 권할 만합니다. 특유의 간결한 단문에 작가의 깊은 사색이 담겨 있습니다. 신문 오피니언 면을 보아도 글 쓰기에 도움을 주는 글들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사설이나 칼럼, 에세이들을 읽어 보고 마음에 드는 글을 베껴 써 봅시다. 좋은 시들은 베껴 쓰기만 하지 말고 아예 통째로 외워 보는 것도 좋습니다.

베껴 쓰기 전에 우선 글을 정독하고, 소리내어 한 번 낭독도 해 봅시다. ...... 마치 자신이 지금 그 글을 쓰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되어 차근차근 써 봅시다. 다 베껴 쓴 뒤에는 원문과 잘 대조하여 잘못 쓴 부분이 없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베껴 쓴 글을 한 번 읽어 보면 더 좋을 것입니다.

거기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각을 보태 나가며 자기 글을 만들어야 합니다.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31/2014033103917.html


'좋은 글 베껴 쓰기', 기대 이상의 효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