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누리(2021). 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해냄출판사.
삶이 아닌 것은 단 한 순간도 살지 않겠다/
꾸준히 읽고 토론하면 어느덧 대화의 주제가 바뀌고, 대화가 바뀌면 일상이 바뀌고, 일상이 바뀌면 미래가 바뀝니다.
‘안무티히(anmutig), 쇠네 젤레(schöne Seele)’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영혼’이라는 의미의 독일어다. 누군가를 처음 본 순간 그의 가장 순수하게 빛나는 어떤 본질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 아닐까.
그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순간은 그의 급진적이고 과격한 사이다 발언이지만, 그를 진정 좋아하게 되는 순간은 오랜 시간 갈고닦은 학문적 성취 안에서만 나올 수 있는 속 깊은 발언 때문이다.
저도 제 안의 파시즘과 싸웁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는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려고 하지요. 제가 주장하는 라이피즘(lifism)의 핵심은 자본주의의 극복이지만, 특히 물질적 예속으로부터 벗어나는 겁니다. 우리 사회는 풍요라는 덫에 걸려버린 것 같습니다. 풍요를 갈망할 것이 아니라 풍요 자체로부터의 해방을 꿈꿔야 합니다.
끊임없이 읽고, 쓰고, 배운 것을 이야기하게 하는 수밖에 없어요. ...... 꾸준히 읽고 토론하면 어느덧 대화의 주제가 바뀌고, 대화가 바뀌면 일상이 바뀌고, 일상이 바뀌면 미래가 바뀝니다. 배움이란 그런 것이죠. 그것이 우리에게 인문학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 어떤 열등감도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풍요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가짜 권위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소비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대학입시를 폐지하고 대학을 진정한 학문추구의 공간으로 만들자는 그의 주장은 결코 낭만이나 이상주의가 아니라, 경쟁과 억압으로 찌든 우리 삶을 삶답게 만들려는 투쟁이다. 김누리가 제창하는 라이피즘은 인간, 사회, 자연을 파괴하는 안티라이프(anti-life) 체제인 자본주의에 맞서 생명과 공존과 평등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의 연대를 지향한다. <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속의 문장을 빌리면, 역사는 그저 승자의 발자취가 아니라 ‘잘 진 싸움의 궤적’이며, 이 세상이 완전한 지옥이 되지 않은 것은 지는 싸움인 줄 알면서도 그 싸움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넘어지고 부서지면서도 끝내 지켜온 희망 때문이니까. 라이피즘은 삶을 삶답지 못하게 만드는 모든 것과의 끝없는 싸움이니까. 삶이 아닌 것은 단 한 순간도 살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거기서 라이피즘은 시작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573862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21148883
'책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선주(2019). 맹탐정 고민 상담소. 문학동네. (0) | 2022.03.28 |
---|---|
고바야시 히로유키, 세 줄 일기 쓰는 방법 (0) | 2022.02.14 |
사이먼 시넥(2021). 스타트 위드 와이(Start With Why),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세계사. (1) | 2022.02.06 |
제니 오델(2021).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필로우. (0) | 2022.02.06 |
조너선 라우시(2021). 지식의 헌법, 왜 우리는 진실을 공유하지 못하는가. 에코리브르. (0) | 2022.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