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업자료

글쓰기 지도에 대하여 [출처: 천경호 페이스북]

퍼스트무버 2023. 3. 16. 15:38

글쓰기 지도에 대하여.


1. 안녕하세요. *학년 *반 담임 교사 천경호 입니다. 어제부터 아침 독서 시간에 '스파크'라는 책을 읽어 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2. 첫째, 1)문자 언어를 음성언어로 변환하는 능력을 우리는 문맹에서 벗어났다고 합니다. 2)문자 언어를 의미언어로 변환하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 중 1)이 자동화되지 않으면 1)과 2)를 병행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과정을 멀티태스킹이라고 표현합니다. 


3. 멀티태스킹은 필연적으로 인지부하를 일으키고, 인지부하는 읽기 행위에 부적 정서(하기 싫어하는 마음)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만 13세 까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문해력 향상에 좋다고 합니다. 1)에 들어갈 에너지를 대신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음성언어를 의미언어로 변환하는데 기울이는 에너지의 크기가 커지고 따라서 인지부하의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4. 둘째, 책을 읽는 건 저자의 생각이나 마음을 읽기 위함이 목적입니다. 이를 통해 자아가 확장되고 자신과 다른 세계의 사람이나 세상 혹은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따라서 얼마나 읽었느냐보다 어떻게 읽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5. 다시 말씀드리면 많이 읽었느냐보다 깊이 읽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나면 어떤 내용의 글을 읽었는지,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었는지 물어봅니다. 그런데 각자의 책을 읽다보니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서로 다른 드라마를 본 타인이 각자가 본 드라마 이야기를 나눌 때의 모습과 같겠죠. 그래서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장면에 대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6. 셋째, 여기에서 살아있는 글쓰기(글쓰기 공책 제목)를 활용합니다. 글쓰기를 할 때 글씨체, 맞춤법, 띄어쓰기를 지적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온전히 명료하게 쓸 수 있느냐, 쓰고 싶어하느냐일 테니까요. (물론 국어 시간에는 다룹니다.)


7.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글로 쓰는게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실이란 안전한 공간에서 자신의 미숙한 글을 소리내어 읽어도 지적하고 비난하기 보다 그 용기를 칭찬하고 격려하도록 이끌어 주려고 저는 노력하고 있습니다.(이는 앞서 글쓰기 수업이란 대화 글을 읽어 보시면 잘 알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8. 넷째, 하나의 장면에 각기 다른 관점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학교가 아니고서 어렵습니다. 온전히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글로 쓰려면 집중해야 합니다. 그 글쓰기를 더 잘해내려는 마음이 아이들이 스스로 더 좋은 글을 쓰게 한다는 걸 경험으로, 여러 연구로 확인해 왔습니다. 


9. *반 아이들 모두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글로 쓰는 것이 재미있기를, 그 글을 스스로 읽어보고 고쳐쓰는 것이 뿌듯해지기를, 미숙한 글을 읽어 준 친구에게 고마워하기를, 서로 더 좋은 글을 쓰도록 격려해 주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날마다 책을 읽고 함께 쓰고 있습니다.


언제나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서슴지 마시고 말씀해 주셔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학년 *반 교사 천경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