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스

김창완, 매일 만나는 진짜 경이를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까

퍼스트무버 2022. 2. 14. 02:15

김창완

 

 

 

그는 “진짜 놀라운 것은 오늘 아침이었다”며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틀며 말문을 열었다.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방송국으로 출근했습니다. 전날 밤에 내린 비 때문에 촉촉해진 길을 달리며 아침이 환하게 열리는 풍경을 보았죠. 마치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추억에 연연해하면서 매일 만나는 진짜 경이를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김씨는 맑으면서도 느릿한 말투로 “매일 아침이 기적”이라고 감격해 했다. 이어 “재능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나를 움직여온 것은 호기심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음악·연기·소설 모두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 시작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꾸 심오한 메시지를 찾으려 하는데, 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즐거운 글쓰기’ ‘즐거운 놀이’죠.”

“결론에 쉽게 이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모든 것을 ‘과정’으로 보고, 단정해 말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창작의 영감은 어디서 받느냐”는 질문에는 “‘고양이’란 말이 진짜 고양이를 설명해주지 못하듯이 말이란 사물에 대한 초라한 단서에 불과할 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경험이며, 영감은 새로운 필(feel)이 아니라 경험에서 나온다”고 답했다. 철학자가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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