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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 AI, 수업 중 사용 옹호론과 신중론 분석 | 작성자 박남기 교수

퍼스트무버 2023. 10. 5. 15:55

생성 AI, 수업 중 사용 옹호론과 신중론 분석

 



미국의 절반에 가까운 교육구에서 학교 기기 및 네트워크에서 AI 및 기타 다중 모드 대규모 언어 모델(MLLM)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시애틀 교육구 대변인 팀 로빈슨(Tim Robinson)은 ChatGPT-4를 제한하는 이유로 학생들이 기계에 의존하는 스스로 독창적인 작업과 사고를 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부 호주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에세이 작성에 챗봇을 사용한 것이 적발되자, 펜과 종이로 시험을 치르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글은 Nature Research Custom Media(2023)가 정리한 “ChatGPT가 교육에 줄 수 있는 교훈”이라는 글에서 얻은 전문가 견해에 내 생각을 더해 정리한 것이다. 

 

 1. 사용 옹호론 검토

학교에서 사용을 금지하더라도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 뛰어난 성능의 다양한 생성 AI가 등장하고 있고, 사용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학생들이 기술을 창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교육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중 한 사람이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디지털 학습 연구소의 프로젝트 과학자인 타마라 테이트(Tamara Tate)이다. 그가 들고 있는 AI 활용 효과의 하나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즉각적인 학습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계가 제시한 답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그 답을 평가하도록 하는 등의 활동을 시킨다면 학생들의 분석력과 비판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수업 중 생성 AI 활용 옹호론자들의 주장이다. 



옹호론자들이 주장하는 생성 AI의 장점은 많다. 수업중 사용하는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학생과 다문화 학생들 교육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 테이트의 주장이다. ChatGPT-4는 실생활에 사용되는 어휘를 적절하게 구사하고, 문장도 구성력도 뛰어나 기본 어휘력과 문장 생성력이 뒤진 외국인 학생들의 학습에 크게 보탬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실에서 사용하는 데에는 아직 한계가 많다. 한국어로 질문을 하면 영어로 번역하여 답을 영어로 한 후 이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여 제시하다보니, 오역이 자주 보이고, 문맥이나 사용하는 단어가 부적합한 경우도 자주 보인다. 그렇더라도 다문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크게 보탬이 될 것 같다. 다만 ChatGPT가 학생들의 의존성을 높이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실력이 향상되면 차츰 활용 빈도를 줄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어 역량 강화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아테네 소재 조지아 대학교에서 과학교육에 머신러닝을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샤오밍 자이(Xiaoming Zhai) 객원교수는 ChatGPT와 같은 모델을 교구로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들고 있다. 이 모델은 채점 및 기타 일상적인 작업을 지원하면서 개별 학생의 필요에 맞는 맞춤형 수업 계획과 기타 수업 자료를 제작해 줄 수 있다. 자이는 이러한 기능을 통해 교사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일대일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모델은 관련 문헌 및 자료 검색, 콘텐츠 요약과 같은 기본적인 작업을 효율적으로 자동화함으로써 학생과 교사 모두 "창의적인 사고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테이트와 다른 전문가들 생성 AI가 제시하는 답에는 오류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관련된 정보 검색을 통해 제시된 답을 평가해보고, 학생들의 생각을 더해 제시된 답을 수정·보완하게 하면 분석 비판력도 증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생성 AI를 활용하여 수업 준비 시간과 수업 중에 기초 지식 전달에 사용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그리고 학생들이 생성 AI를 활용하여 질문을 만들어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도록 교사가 가르칠 수 있다면 기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단서가 충족되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위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축적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I를 활용하여 수업을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교육적 성장 결과 비교 분석, 학생 특성별 효과 비교 분석 등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하지 않은 채 단순히 기대하는 효과만 믿고 수업 중에 활용할 경우에는 생성 AI가 가지고 있는 중독성과 의존성으로 인해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2. 사용 신중론 

 

  가. 오류 식별 

생성 AI가 제시한 답에는 오류가 섞여 있을 수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인터넷 사이트 검색을 통해 수집한 정보에도 오류가 많다. 해당 분야에 대해 권위 있는 사이트, 전문가의 연구물, 신뢰도가 높은 언론사의 보도자료 등의 자료가 아닐 경우에는 이를 근거로 타당성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 생성 AI가 제시한 답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이러한 기초적인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도록 학생들을 연습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후속 질문을 할 수 있는 역량도 함께 길러줄 필요가 있다. 

 

  나. 의존성과 중독성 극복 

지금까지 사용해본 내 경험에 비춰볼 때 생성 AI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에게 맡겨 쉽게 처리하고자 하는 유혹을 이겨내기가 상당히 어렵다. 고급 역량이 제대로 길러지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생성 AI에 노출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중독성과 의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그 프로그램이 성공적임이 입증될 때까지는 제한된 범위에서 소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전문가들에게 따르면 특히 학습동기가 낮은 학생, 그리고 기초역량이 부족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굳이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는 대신 생성 AI가 제시한 답에 의존하고자 하는 경향이 커서 오히려 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미 상당수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비롯한 글쓰기 과제게 제시되면,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자료를 검색한 후 이를 복사하여 붙여넣기를 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왔다. 생성 AI 시대의 학생들은 검색과 복붙 과정마저 필요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및 학습 기술 부교수인 파울로 블릭스타인(Paulo Blikstein)도 학생들이 손쉬운 길을 택할 위험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학생들만이 아니라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수업 중에 ICT를 몇 퍼센트 이상 활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적이 있다. 준비가 되지 않은 교사들은 손쉽게 수업을 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등의 사이트에 가서 ‘클릭 교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교사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나 교육청이 수업 중에 생성 AI를 활용하도록 하거나 디지털 교과서 및 기기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지침을 내리면 다시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과거 ICT 교육 때와 달리 교사들에게서도 생성 AI 의존성과 중독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되지 않으면 부작용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생성 AI는 일종의 패스트 푸드이다. 일부 AI 전문가들은 이를 마약에 비유하기도 한다. 내 생각에는 늘 우리를 유혹하는 값싼 패스트 푸드에 비유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 패스트 푸드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아이들은 비만뿐만이 아니라 소아당뇨와 고혈압 등 다양한 성인병에 걸린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이 패스트 푸드에 접근 할 수 없게 하기 어렵다면, 그 위험성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 그리고 야채 등 비가공 식품과 함께 섭취해야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교육시켜야 한다. 가공 음식을 비롯한 다양한 식품 과다 때문에 모든 사람이 비만인 것은 아니다. 충분한 음식이 제공되는 상황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과거인보다 더욱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어린이가 스스로 입에 달라붙는 패스트 푸드를 멀리하기는 어렵다. 학교에서의 교육과 함께 가정에서 부모의 지속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생성 AI 활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도 부모가 그러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학생과 교사만이 아니라 부모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기기 및 생성 AI 활용 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3) 기초 학습 역량 강화

생성 AI가 수준 높은 글을 써주므로 이제 글쓰기 능력 자체가 필요 없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비숍(Bishop)은 철자법, 문법, 표준 에세이를 작성하는 방법 등에 대한 지식과 같은 기능적 글쓰기 기술은 "2년 후에는 완전히 쓸모없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에 테이트(Tate)는 "학생들이 직접 콘텐츠를 작성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어디에서 어떻게 실수가 발생하는지 예측하기 어렵고, AI가 생성한 콘텐츠에서 문제를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한다. 블릭스타인(Blikstein)은 신중론을 제기한다. 숙련된 전문가에게는 AI를 사용하여 글쓰기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글쓰기의 기초를 갖추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AI를 활용한 글쓰기를 가르칠 경우 혼자서 글 쓰는데 필요한 기초 역량을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양한 관점을 고려할 때 글쓰기 기초를 갖추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AI 활용 글쓰기 기법 지도는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학생 스스로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쓸 수 있는 기초 역량을 갖도록 교육시킨 후에 AI 활용 글쓰기 훈련을 시킨다면 문제를 줄이면서 협업 능력을 키우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계산기가 등장했다고 해서 우리가 사칙연산을 비롯한 기본적인 수학적 능력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뇌가 수학과 관련된 기초 개념과 역량을 갖춘 학생을 대상으로 복잡한 계산을 위한 계산기 활용법을 가르치는 것과 유사하다. 수업에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갖춰야 할 기초 기본 역량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Nature Research Custom Media(2023). Will ChatGPT give us a lesson in education?. Nature Portfolio. 

https://bit.ly/3EZ9d5s



 

 

 

[출처] 생성 AI, 수업 중 사용 옹호론과 신중론 분석|작성자 박남기교수
https://blog.naver.com/ngpark60/223228889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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