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스

천병희(번역가), 기억하라! 인생은 반전이 심하다.

퍼스트무버 2022. 4. 26. 17:06

천병희(번역가), 기억하라, 인생은 반전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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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천병희의 서재

지서재, 지금의 나를 만든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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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서재는 그리스 신화에 비유하자면 '다이달로스'라는 기술자가 있는데 다이달로스의 작업장과 같은 곳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이름있는 영역본이나 독역본 등을 한 4~5가지 이상 참고해야 되고 또 주석도 봐야 됩니다. 그걸 전부 참고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우리말로 옮길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문장 하나하나를 번역하는 것을 일종의 작업에 비유한 것입니다.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고전만 읽어라.' 이렇게 하면 좀 문제가 있겠지만, 고전을 먼저 읽고 전공서적이나 또는 취미 생활 위해서 독서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고전은 수백 년 또는 그리스의 경우에는 2천 년 이상 읽히고 인정받아 온 그런 작품들이거든요. 그런 저술들이기 때문에 그걸 먼저 읽고 나면 우리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게 좋겠구나. 또는 책은 또 어떤 걸 읽는 게 좋겠구나. 저절로 깨우친다 그럴까요. 그런 경지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독서를 할 때는 고전을 먼저 하고 나서 다른 전공서적이나 교양서적 등을 읽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번역의 향연으로 초대된 계기
제가 번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대학교 2학년 때 장익봉 교수라고 있었습니다. 옛날에. 우리 세대는 알죠. 그분한테서 플라톤의 <향연> 그걸 그리스어 텍스트로 읽었어요. 학생 한 서른 명하고 장익봉 교수하고 함께 읽었는데, 그때 그 내용이 너무 좋아서 왜 이런 책들이 좀 많이 우리나라에 번역돼서 보급이 안 될까. 이런 생각도 해봤고. 또 독일 가서도 그리스 공부를 꾸준히 했어요. 처음에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을 필두로 해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 이런 걸 계속 읽었는데 그때 한번 번역해보고 싶다는 그 결심, 그런 생각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늘 항상 마음에 갖고 있었죠. 그걸 실행에 옮긴 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번역의 가치와 즐거움
번역이 하는 일이 많죠. 우리가 볼 때 일본이 그렇게 급속하게 근대화될 수 있었던 것도 번역을 통해서라고 나는 생각하거든요. 일본은 거의 새로운 전공서적이든 다른 좋은 책들은 금방 번역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번역을 잘해 놓은 책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창작 이상으로요. 그래서 번역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번역은 번역대로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 그리고 번역의 즐거움이라면 처음에 그리스어 텍스트를 대하면 완전히 앞이 캄캄합니다. 영어나 독일어하고는 또 달라요. 굉장히 어렵죠. 근데 그걸 여러 가지 번역이나 주석 등으로 도움을 받아서 손질을 좀 하면 괜찮은 번역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내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그럴 때 어떤 희열 같은 걸 느끼죠.


원전 번역의 중요성은 무엇인가
원전 번역이 아닌 중역일 경우에는 어떤 문제가 생기느냐 하면 그 번역을 어느 누구도 100% 완전하게 번역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까이 번역했다. 그렇게 생각해요. 원래의 뜻을 어느 정도 비슷하게 표현해 냈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중역일 경우에는 그 잘못된 것, 애매한 것들이 그대로 넘어오잖아요. 우리말로. 그러니까 독자들께는 이중의 부담이 되고. 아무리 좋은 영역본, 독일어 번역이나 불어 번역이 있다 해도 우리 한국 사람에게는 제대로만 번역되면, 우리말로 된 번역이 훨씬 빨리 들어오죠.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표현의 아름다움도 우리말로 해야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거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원전 번역을 해야 되고 또 원전 번역이 없는 나라하고 있는 나라하고 유럽에서도 그 문화적인 수준의 차이가 있겠죠. 플라톤 전집이 영어로는 다 돼 있죠. 독일어로도 돼 있고. 그게 다 안 된 나라도 있을 거예요. 유럽이라도. 그거는 좀 선진국이라고 하기가 어렵겠죠.

 


그리스 고전을 쉽게 번역한 사람으로 기억되고파
내 책, 번역서가 먼 훗날에도 읽힐지 그건 모르지만, 만일 읽힌다면 어려운 그리스 로마 고전을 쉬운 우리말로 본격적으로 번역하기 시작한 사람들 중의 한 사람 정도로 기억되고 싶고요. 고전의 총서 중에서 하버드 대학에서 나온 'loeb classical library'라는 게 있습니다. 지금도 진행 중인데 2006년도인가에 500권을 돌파했습니다. 미국이 500권 갖고 있는데 우리는 100권 정도는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나는 그중에 한 30권 남짓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후배들이 이제 그 나머지 한 60여 권을 국비지원을 받아서, 개인이 하기도 사실 어렵거든요. 우리나라 교육부에서도 조금 신경 써서 한 100권 정도의 그리스 로마 우리말 고전 번역을 완성해 줬으면 좋겠다는 부탁도 이 자리를 빌려서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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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천병희의 서재

나에게 서재는 그리스 신화에 비유하자면 '다이달로스'라는 기술자가 있는데 다이달로스의 작업장과 같은 곳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이름있는 영역본이나 독역본 등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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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고대의 하늘로 맑게 울려 퍼진 호메로스의 이야기천병희 교수의 그리스 원전 번역의 <일리아스>의 개정판. 그리스 문화의 원형이자 서양 정신의 출발점인 호메로스의 대표작으로, 그리스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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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자의식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또 플라톤을 위시한 그리스 작가들의 작품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책입니다. 말하자면 고전 중의 고전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권하고 싶고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장면은 트로이의 장수 헥토르와 그의 아내 안드로마케가 만나서 대화하다가 작별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고. 마지막에 노왕 프리아모스가 죽은 아들의 시신을 돌려받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그리스군 진영을 찾아가서 아킬레우스와 대화를 나누는 그 장면. 아주 감동적이었고 또 얼마 전에 후주 체제에서 각주 체제로 바꾸면서 다시 손질을 하면서 다시 전부 읽어봤는데 젊을 때의, 그 20대 때 감동이 그대로 살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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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고대의 하늘로 맑게 울려 퍼진 호메로스의 이야기그리스 문화의 원형이자 서양 정신의 출발점인 호메로스의 대표작. '오뒷세우스의 노래'라는 뜻인 <오뒷세이아>는 기원전 700년경 씌어진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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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그리스군 장수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10년 동안 바다 위를 헤매며 온갖 모험을 하는 그런 내용인데 그 지혜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디세우스는 참을성이 많습니다. 키클롭스라는 거인의 동굴에 그의 전우들과 함께 갇혔다가 전우들이 몇 명 잡아먹히는 것까지 목격하면서도 끝까지 잘 참고 거기서 빠져나오는 장면이라든가. 또 고향에 돌아가서 늙은 거지로 변장하고 집에 간 후, 집 밖에서 잠을 자면서 집안에서 벌어지는 보고 싶지 않은 그런 광경들. 이런 걸 보고도 끝까지 참고 때가 올 때까지 참았다가 복수하는 이야기인데, 그런 점에서 우리 현대인들도 오디세우스의 그 참을성, 용기, 지혜는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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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 그는 역사가인가, 이야기꾼인가?미지의 땅에 대한 경이로움과 흥미진진한 동서 문명의 첫 대결을 기록하다!헤로도토스의『역사』. 기원전 5세기에 집필된 인류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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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BC 480년.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끄는 페르시아 100만 대군이 그리스를 침공한다. 그리스군의 연합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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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헤로도토스 <역사>입니다. 이 책은 그리스 고전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역사책입니다. 유럽하고 이집트, 그리고 서아시아, 페르시아에 대한 그 역사, 문화, 정치 이런 걸 소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 연합군의 300인 결사대가 테르모퓔라이 고개에서 몇십 배나 많은 페르시아 대군을 맞아서 산화하는 그런 이야기. 또 살라미스 해협에서 해전을 벌이기 위해서 적군을 유인하고 실행해 나가는, 애국심도 애국심이고 계략 같은 거 이런 것도 아주 생동감 있게 잘 그려져 있습니다. '300'이라는 영화도 있었죠. 그리고 역사책임에도 아주 재미가 있습니다. 좋은, 재미있는 일화들도 많이 나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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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무엇이 잘 사는 것이고, 훌륭한 삶인가!『국가』는 플라톤 ≪국가≫의 원전을 천병희 선생이 보다 쉽게 번역하여 담은 책이다. ‘정치란 무엇인가’ ‘이상국가’란 어떤 것인가 등의 물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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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 권하고 싶은 책은 플라톤의 <국가>입니다. 여기에는 정의가 무엇이냐. 정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느냐. 귀족주의, 왕정, 민주정, 참주정 이런 게 있고요. 어떤 정치가 가장 나쁘고 어떤 정치가 가장 좋은 것이냐. 논리적으로 나름대로 명쾌하게 설명을 해놓고 있습니다. 오늘날 사회과학도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꼭 한 번 읽어보고 비판할 거는 비판하고 받아들일 거는 받아들이고 그렇게 안목을 키우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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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소포클레스의 비극들을 원전으로 읽다!'그리스 비극의 완성자'로 불리는 소포클레스의 비극들을 모은 작품집『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원전 번역으로 소개하는「원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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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로 그리스 비극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그리스 비극의 내용을 요약해서 말하면 '인생은 반전이 심하다.그러니까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데 좀 잘 나간다고 해서 교만하지 말고 항상 겸손하고 경건하게 살아라. 그렇게 요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소포클레스의 '아이아스'라는 드라마에서는 '신은 인간을 하루아침에 세울 수도 있고 넘어뜨릴 수도 있다. 그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경건하라.' 또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트로이아의 여인들'이란 게 있는데 거기서는 전쟁이 얼마나 인간을 비참하게 만들며, 특히 여자들과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큰 재앙인지를 상당히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