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저는 한 번 쓴 글은 다시 읽지 않고 지난 일도 되돌아보지 않습니다. 과거에 연연하기보다 항상 앞을 향해서 달렸어요. '내 머리로 생각해 내가 판단한 것만 믿는다’는 소신이 있어요. 남이 만든 요리가 아니라 스스로 요리를 만들어 먹자는 거죠. ......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 머리로 납득이 되지 않으면 계속 연구하고 자료를 찾아보죠. 예전에 쓴 날카로운 비판의 글을 보면 과연 그게 옳았냐는 회의가 들어요. 좀 더 창조적인 글을 쓸 걸 하는 후회도 들고요. 제일 쓰기 쉬운 게 비판의 글입니다. 특히 권력층을 비판하면 독자의 박수도 크죠. 제일 쓰기 어려운 글이 긍정과 창조적인 글입니다. 오해도 많고 너무 앞서가서 이해도 못 받습니다. ...... 결국 창조는 긍정의 힘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권력..